블로그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까지 세상과의 소통을 멈춘 지가 5년이나 되었습니다. 일터가 멀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매일 대중교통으로 왕복 세 시간 반을 출퇴근에 쓰다 보니 소통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일을 그만두면서 먼저 은퇴한 선배나 친구들의 노는 것도 힘들다는 푸념을 한 귀로 흘리면서 얼마든지 빈둥거리며 열심히 놀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저라고 다를 수가 있겠습니까? 석 달이 지나니 좀이 쑤셔서 이제는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난 게 글을 다시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팽개쳐 둔 티스토리 블로그의 먼지를 털었습니다. 카테고리를 좀 바꿨을 뿐 옛글들은 지우지않고 그대로 놔두기로 했습니다. 오래된 정보, 특히 IT관련 글의 정보는 5년이면 수렵사회와 농경사회의 간극처럼 느껴졌지만 포스팅 날짜를 기준으로 본다면 그 시점에서의 테크의 흐름이라도 보여주는 작은 가치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 젊은 분들에게는 대학을 마치고도 남을, 어쩌면 인생의 행로를 결정할 수도 있는 충분히 긴 시간이겠지만, 제게는 바로 엊그제는 아니더라도 한 일 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수긍할만한 과학적인 근거까지 곁들인 글들을 가끔씩 읽어 봤습니다. 젊은 분들에게는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낼모레 일흔을 바라보는 제게는 매우 공감이 가는 글들입니다.
대표적인 포스팅 두 개를 소개합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450381&memberNo=24108940
https://ppss.kr/archives/21204
훌쩍 지나가버린 지난 5년의 시간을 아쉬워하며 회상하는 것은 노인들의 습성입니다. 시간의 빠르기를 재촉하는 좋지 않은 버릇입니다. 그래서 다가올 5년을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어렵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시간의 흐름을 늦춘다고 했습니다. 약간의 지식을 갖고 있는 코딩을 체계적으로 공부해볼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무리 같습니다. 뇌 기능이 떨어져 명령어 한 줄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가면서 요즘은 댕댕이도 한다는 유튜브 영상을 올려볼까 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것도 다시 시작입니다. 2014년 4월 나름 고생해가며 작은 모임의 교육을 위해 에버노트 사용법을 올린 영상이 있으니까요. 다짐 삼아 이 글에 올려봅니다.
저의 5년 후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아침저녁을 구분 못하고 꾸벅꾸벅 졸거나 아니면 버럭질이나 하는 농경사회의 뒷방 늙은이가 되어 있을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받아들이며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끼치려는 AI 시대의 멋진 시니어 시티즌이 되어 있을지 5년 후에 이 글을 읽어보며 짧은 회상을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