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용론과 국한문혼용론의 해묵은 논쟁은 제쳐두기로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한문혼용론에 찬성하는 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한문수업을 받았던 사람이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몇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영어 일본어를 지도하다보니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일본어나 중국어라면 몰라도 왜 영어를 배우는데 한자가 필요하냐고 갸우뚱 하실 분도 계실것 같습니다. 언어습득능력은 13세를 기준으로 크게 퇴화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거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초등학생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영어를 익숙하게 익힌 학생이 아니라면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모국어의 실력이 외국어의 실력을 좌우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운다기보다는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배워야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림과 함께 배울 수 있는 구체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많이 아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간단한 생활영어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좀 더 수준높은 영어실력을 갖추려면 한자실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아주 중요합니다. 바로 추상어 때문입니다. 관념이나 사상등의 추상적인 내용이 나오면 한자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영한사전을 찾아도 이 단어들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습니다.
어휘는 외국어의 기본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암기만한다고 쉽게 외워지지 않습니다. 같은 시간에 일정 어휘를 암기한다면 어원에 대한 감이 있는 학생이 훨씬 빨리 암기합니다. 학술용어의 경우에 영어의 90%가 그리스, 라틴어에 그 뿌리를 둡니다. 어원, 즉 접두어, 접미어, 어간을 이해하면 조금 까다로운 어휘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서 보면 한자실력이 있는 학생이 어원에 대한 이해력이 높습니다.
중국어가 어순이 영어와 비슷하고 중국어에는 리듬이 있어 동양3국에서 가장 영어실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일본어가 가진 50음이라는 한계 때문에 일본사람이 한국사람보다 영어를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속설은 우리가 한글전용으로 치닫을 때 역전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생활영어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수준높은 학술분야에서 영어의 이해도 및 활용도에서 말입니다.
최근들어 한자학습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 배경에는 중국어학습에 대한 기초작업으로 한자를 배우려는 수요도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학습 열풍의 배경이 무엇이든 더 많은 어린이들이 한자를 꾸준히 배워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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