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신문에 보도된 서울대 청소 노동자의 현실을 먼저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서울신문 2012년 11월 7일자]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서울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소원과 경비원들도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노동인권네트워크와 서울대 총학생회는 6일 토론회를 열고 청소원 115명과 경비원 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청소원의 평균 임금은 115만원이었고 경비원은 136만원이었다. 학교나 용역업체와 1년 계약을 하는데 회사 측의 눈에 잘 들면 6개월, 잘못 들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게 된다. 실제로 불만스러운 사람에게는 대놓고 연말에 '조치'(계약해지)를 하겠다며 겁을 준다.(경비원 B씨)
다른 대학은 많아야 3~4개 용역업체에서 간접고용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22개 업체로 유독 많다. 간접고용은 필연적으로 중간착취, 인권차별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어 서울대는 직접고용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남우근 관악주민연대 공동대표)
교내 청소원·경비원은 한정된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정부 조달청 용역계약을 통해 고용된 사람들이며 그들의 노동환경에 학교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서울대 관계자)
위는 서울신문의 기사를 요약한 것입니다. 원문 출처입니다.
http://m.media.daum.net/media/sisa/newsview/20121107023627498
원문에 나와있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폭언 폭행을 당했다. 멸시나 조롱을 받았다."는 응답들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는 현실이며 어르신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의뢰업체가 자기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직접 채용하지 않고 파견업체를 이용하는 너무 뻔한 이유에 대해서는 생략하기로 합니다. 아래의 관련글에서 위키백과의 요약을 보시면 됩니다.
왜 이렇게 많을까요? 인재파견업은 별다른 노하우가 없이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는 무엇보다 로비가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법에서 요구하는 자본금, 근로자수, 사무실평수라는게 어떻게 보면 까다롭지만 이까이꺼 아무것도 아닙니다. 허가 받을 때만 요건을 채우고 나중에는 눈치껏 해나가면 되겠지요.
나름 오랜 업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업체는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대로 인재파견시장의 42%를 차지하고 있다는 상위 6개 업체들이겠지요. 이런 업체들에 몰리는 구직자의 이력서는 파일을 거쳐 데이터베이스가 되고, 이 것이 바로 이들 업체들의 자산이 되겠지요. 많은 인력자원의 데이터베이스 때문에 인력자원을 원하는 기업들의 요청도 이들에게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부익부 빈익빈이죠. 이들이 파견하는 인재들은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맡고 있는 청소, 경비등의 3D 업종보다는 전문직이나 사무직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듣는대로 젊은이가 구직이력서를 몇 백통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겁니다. 누군들 자기의 능력을 제공하고 단지 일자리를 한 번 알선(?)해주었다는 것만으로 매달 급여의 10~20%를 떼이고 싶겠습니까? 그네들은 알선이 아니고 파견이라고 대답하겠지요. 그들이 주장하는 알선과 파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알선과 파견의 큰 차이를 생각해내지 못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X라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기업에서 만족할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면접하게 하는 데이터 베이스가 노하우라면 노하우겠지요.
이야기가 좀 벗어났습니다. 아무튼 이런 사무직과 전문직의 파견에 관련된 것은 나중에 기회가 있는대로 다루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파업현장에서 노조원들을 탄압하는 용역업체의 경우는 저도 매스컴을 통해서 듣고 본 것이 전부이니 우리의 주제를 아파트 경비원으로 좁혀 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경이롭다고 전세계가 칭송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도시 3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이유는 도시를 흉물로 바꾸는 아파트 때문입니다. 이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도 심지어는 농촌에도 아파트, 아파트 공화국입니다. 지금이야 나름 외관에도 신경을 써 좀 낫긴 하지만 그래봤자 아파트입니다. 집단주택의 특성상 경비원의 수요가 당연히 늘어나게 되었겠죠. 오래 전에는 아파트의 관리사무실에서 경비원을 직접 뽑았습니다. 즉 아파트의 정식 직원이죠. 당연히 노조가 생기고 비교적 제대로 된 혜택을 받습니다. 지금도 그런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아파트의 주민들도 비정규직 채용의 매력에 눈을 뜬 것이 비정규직의 법제화와 시기를 거의 맛물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비원과 청소원의 비정규직화가 주민들에게 가져다 주는 이익은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급여수준으로 어떤 파견업체의 수입을 대충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서울 경기지역의 아파트의 주민들이 경비원 일인당 지불하는 급여는 약 130~140만원입니다. 이 급여는 파견업체로 입금이되고 경비원이 실제로 수령하는 순급여는 약 100~120만원 정도가 됩니다. 아파트에서 지불하는 금액이 적을 경우에는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지불하는 곳도 상당수 있습니다. 여기서 거꾸로 계산해보면 약간의 세금과 4대보험등(사업주 몫의 4대보험료; 월급여 100만원 기준할 때 약 9만원)을 감안하면 일인당 적게는 20만원에서 25만원 정도가 파견업체의 수익이 됩니다. 수익의 편차는 일인당 얼마를 떼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급여를 덜 지급하기 위한 여러가지 치사한 수단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근무복을 공급하고 돈을 떼는 것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파견직원들을 관리하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직종일수록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경비원들이 모두가 정상적이고 경우있는 분들만은 아닙니다. 걸핏하면 술먹고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사소한 일로 서로 싸우거나 주민들과 시비가 붙는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소위 보통 사람들은 이런 분들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파견업체의 오너나 임원들은 군이나 경찰출신들이 많습니다. 거친 환경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직업적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업체의 관리자 중에는 위압적인 몸집의 수상한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군,경찰출신의 비율은 늘어나게 되며 지역사회의 소위 유지들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직종의 특성상 수시로 그만두는 분도 많아 수시로 채용을 해야하고, 일시적인 결원을 보충할 땜빵 근로자를 확보해야 하기도 합니다.
50명의 경비원을 하나 또는 다수의 아파트(단지)에 파견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업체의 매출액은 위의 기준을 적용하면 월 1,000만원에서 1,250만원에 이르게 됩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애매한 금액입니다. 파견업체는 매출원가가 거의 없습니다. 매출액에서 임직원의 급여, 사무실 관리비 등의 일반관리비를 빼면, 5명의 임직원(법적요건)이 있다고 보면 순이익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파견직원이 100명으로 늘어나면 일반관리비같은 고정비용의 증가분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수익이 거의 두배 가까이로 늘어나 짭잘해집니다. 그러니 신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사활을 건 치열한 영업활동(로비?)을 하게 됩니다. 기존 계약의 유지를 위해서는 근로자 관리강화(근무환경 악화: 예를 들면 경비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환경관리, 말이 좋아 청소지 나쁘게 말하면 노역을 시키는 것)등도 뒤따르게 됩니다.
로비의 방법은 우리사회에서 행해지는 거는 모든 방법이 동원됩니다. 관련 공무원에서 주민대표에 이르기까지 접대와 금품제공등은 잘 알려진 방법입니다. 꽤 규모가 큰 용역업체의 A사장은 군 출신이며 특유의 영업력으로 많은 파견근로자업무(용역)계약을 따내면서 사장자리까지 오른 나름 입지전적인 사람입니다. 그 분이 들려주는 로비의 행태는 우리나라 사회전반의 비리의 축소판이었습니다. 그 분을 통해서 파견업체의 애환(?)도 단편적이나마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파견계약을 체결하고 1년이 되어야 수익이 발생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봐서 로비에 쓰인 자금이 일년의 수익금에 달한다는 뉴앙스였습니다. 계약해지에 해당되는 큰 사고가 발생해서 1년도 못채우고 계약이 해지되면 바로 손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거야 사업주의 몫이 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계약기간 동안 고스란히 파견근로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일반 기업에서 조기퇴직, 또는 명예퇴직한 분들의 선망의 일자리가 되었습니다. 일반 경비원과는 달라 보통 월 3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수많은 사람중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리는 너무나 한정되어있습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 중에서도 1~2년을 공부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서도 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업체는 관리소장직을 채용할 때 최소 6개월의 무급 근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암묵적인 임금착취에 해당되는 짓입니다. 관리소장직에도 격차는 발생합니다. 군인이나 경찰출신은 다른 분야의 출신자들에 비해 쉽게 채용이 됩니다. 물론 업무의 특성도 있지만 파견업체의 임직원과의 인맥등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나이드신 경비원의 고충은 힘든 근무환경과 적은 급여뿐만이 아닙니다. 철없는(요즘말로 진상?) 주부들의 망나니 같은 언행에도 많은 상처를 받는다고 하십니다. 예를 들어 "너 공부안하면 저렇게 된다.", "경비 주제에" 같은 교양없는 말들을 입에 달고, 허리에 손을 얹고(날개를 접고) 이래라 저래라 종부리듯 하는 주부들이 있는가하면, 술먹고 한밤 중에 귀가하다 차단기를 늦게 올려주었다는 이유로 아버지 같은 어르신들에게 욕하고 폭행하는 질 나쁜 젊은 주민들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칼 하지만 또 이런 글을 쓰는 제 귀를 의심하고 싶지만 부유층이 사는 평수 넓은 아파트보다는 변두리의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고 합니다. 서럽게 서럽게 살다 변두리의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마련한 것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일부 철없는 주민들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애들에게 "경비 할아버지"로 부르도록 하고 음료수라도 건네며 어르신이라고 호칭하는 주부들도 물론 적지는 않습니다만 아홉번 고맙다가도 한번 진상을 만나면 고통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직업에도 귀천이 있다. 아파트 경비원 자살이라는 티스토리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경비원들이 근무할 때, 싫어하는 것은 아파트의 일부 동대표들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은퇴한 노인들이 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어떤 진상 동대표는 늙어서 잠이 없는지 새벽 네시만 되면 여기 저기 경비초소들을 돌아다니면서 잠을 자고 있는 경비원이 있으면 욕설을 하고, 초소를 발로차는 등의 안하무인 적인 행동을 하고, 관리사무소가 문을 여자마자 관리소장에게 폭언을 하면서 일러 바치는 것이 무시로 되풀이 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을 못맞춰주는데 대한 편법으로 야간에 휴게시간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잠을 자도 크게 나무랄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전국의 아파트 단지에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추측컨데 사회생활 할 때 강한 사람에게는 꼬리 내리고 아첨하고, 이권 있는 곳에 남보다 먼저 달려가고, 약한 사람에게나 아랫 사람에게 가혹했던 나서기 좋아했던 사람들이 제 꼬라지를 못 버리고 동대표로 나섰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의 행동이야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환경속에서도 아파트 경비원의 수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정보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수많은 중간관리자들의 자리가 줄어들어 오늘날과 같은 취업난을 야기했듯이 신축 아파트는 첨단 무인 경비시스템을 두어 다수의 일반 경비원의 일자리를 CCTV를 주시하는 소수의 젊은 경비원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의 주민들도 서서히 첨단 경비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파견업체에도 불똥이 튀고 있으며 혹시나 일자리를 일을까 두려워하는 경비원들이 권익을 외치기는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에휴~ 어려운 사회현상입니다. 정치인들이 노인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게 어느 정도 현실화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또 어줍잖은 부자들이 내 것을 빼앗자는 거나며 포퓰리즘 운운하며 눈 부릅뜨고 반대하겠죠.
저는 출퇴근 할 때면 경비실의 어르신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말 한마디라도 조심하려고 애를 씁니다. 저임금에 힘든 근무에 지친 분들에게 여러분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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