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삼십 년 전 쯤의 기억입니다. 설악산 가는 길은 불편했어도 검문소 삼거리를 지나면 지천으로 콸콸 흐르는 계곡이었죠.  진부령 고개 어디쯤 차를 세우고 계곡에서 시원하게 물을 맞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설악동 입구에도 물은 넘쳤고 비선대 가는 길 내내 푸른 물줄기~ 아이들 수영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하긴 그 때도 나름 아쉬웠었습니다. 고딩 때 수학여행 왔을 때는 비선대 가는 길에 여기 저기 시퍼렇게 깊은 소(沼)가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그 때 몰래 그 소에서 수영했던 기억!  삼십년 전에도 그로부터 십몇 년 전이 아쉬웠으니 지금은 말해 무었하겠습니까. 


세월이 갈수록 물은 계속 줄었습니다. 십이선녀탕은 탕(湯)이라는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백숙이나 먹자고 들어갔던 백담사 입구의 식당 할머니는 산 증인입니다. 시집왔을 때는 식당 앞 작은 계곡에도 물이 넘쳤는데 갈수록 물이 줄어 이제는 다 말라 붙었다고 아쉬워 하십니다.


바닥을 드러낸 백담사 계곡(모셔온 사진)

전국 어디나 마찬가집니다. 인제 내린천, 한탄강..... 강원도는 말 할 것도 없고, 경기도의 일동계곡, 송추계곡, 가까운 남한산성 계곡에도 물은 졸졸 흐를 뿐입니다.


강우량은 옛날과 비교해서 그렇게 줄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계곡이 말라가는지 아마추어인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큰 비가 오면 계곡에 물이 넘치고 조난사고 소식이 뉴스로 보도되는데, 왜 조금 지나면 말라버릴까?  다음은 언젠가 전문가라는 분한테 들은 이야기입니다. 


"붉은 산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던 우리나라가 나무를 가꾸는 치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물을 관리하기에는 개발의 유혹이 너무 컸다. 큰 비가 내려오면 일시적으로 계곡물이 범람하기는 하나 곧 다시 말라버리는 이유는 지하수를 과도하게 뽑아 써버렸기 때문이다. 지하수는 모공에 담겨있고 그 모공에 오랜 세월에 걸쳐서 천연으로 정수된 깨끗한 물이 찬다. 인구증가로 인한 주택개발, 경치 좀 좋은 곳이면 콘도, 펜션, 식당등의 위락시설들이 들어섰고 아무 대책없이 지하수를 과도하게 뽑아썼기 때문에 지층에 있는 모공이 텅텅 비어버렸다. 이렇게 고갈된 모공은 큰 비 한두번에 다시 차는게 아니고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그게 수십 년일지 수백 년일지는 모르겠다. 어항에 물먹은 스폰지를 넣어두고 물을 채우면 얼마안가 어항은 물이 넘치지만, 바싹 마른 스폰지를 넣어두고 물을 채우면 쉽게 어항 가득 물을 채울 수 없다는 논리다." 


위의 이야기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수긍은 갔습니다. 하여 내 생전에 콸콸 넘치는 계곡에서 물맞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목숨걸고 폭우가 내리는 계곡에 있을 일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얼마 전에 제주도 가족여행에서 직접 찍은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서귀포 중문단지의 천제연 폭포(제1폭포) 사진입니다. 이쯤 되면 폭포가 아니고 그냥 큰 연못입니다. 

2폭포에는 폭포가 좀 있습니다. 샤워기 수준이라고 하면 좀 과장이겠죠? 


아래의 사진은 안내판에 있는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이 정도는 돼야 폭포라고 할 수 있죠. 아마 수십 년 전에 찍은 사진일 것이라고 봅니다. 폭포위의 흉물스런 다리는 지금은 꽃무늬 모양 몇개로 치장되어있을 뿐이고 다리 뒤로는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차 있습니다. 아름다운 폭포 위에 콘크리트 다리를 떡 하니 걸쳐놓은 개발 및 편의 지상주의는 주제와 어긋나는 것이므로 언급을 생략합니다.(그 시절에는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는 1폭포와 2폭포가 보입니다. 제가 40여년 전에 갔을 때는 3폭포는 일반인에게는 개방이 되어있지 않았고 나중에 몇 차례 제주에 갔을 때는 천제연에는 안 들렸는데 이번에 보니까 나무다리를 엮어서 통로를 만들어서 3폭포를 개방했더군요.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3폭포를 언제 개방했는지 모른다는 걸 미루어 아마 매우 오래된 일이라고 봅니다. 


3폭포는 그만큼 해수면에 가깝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면 위에 인용한 이야기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댐이 단기적으로 주는 경제적인 이익이 장기적으로 인간에 폐해를 주는 이야기, 4대강 사업의 여러 문제들, 새만금 개발....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물을 아낍시다. 샤워 물줄기를 반으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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