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아찔, 발칵, 경악, 충격...........포탈 사이트의 뉴스 제목들
얼마 전 한 신문에 포탈 사이트에 올라오는 뉴스의 제목들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대충 위와 같은 제목이었던 것 같다. 페이지 뷰와 광고 클릭 수에 목매는 인터넷 신문과 주요 일간지의 온라인 판의 제목으로 독자들을 낚을 수 밖에 없는 우울한 현실을 빗대는 기사였다. "한 줄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온라인 신문의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본문과 관계없는 제목으로 독자들에게 '구라'를 치는 현상을 꼬집은 기사다.
이 신문은 아래와 같은 재치있는 내용도 공개했다.
"인터넷 신문기사에 들어가는 수식어 모음집 v2.0’이란다. 열거하면 이렇다. 왜?, 충격, 발칵, 알고 보니, 속보, 이럴 수가, 헉, 허걱, 아찔, 깜짝, 경악, 사연은?, 이유는?, 무슨 일이?, 파문, 일파만파, 시끌, 글쎄?, 돌연, 논란, 아뿔싸, 설마!, 글쎄?, 폭로, 섬뜩, 화들짝, 끝내, 멘붕, 멘탈붕괴, 이유가…, …말이, …보니, ~더니."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낯 뜨거운 짓까지 가리지 않는 일부 언론들이 밉다. 이런 행태 때문에 우리나라가 천민 자본주의의 첨병이라고 욕을 먹는다. 벌써 오래 전에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최소한의 윤리마저 버린지 오래다. 인터넷 신문의 선정적 광고에 대한 우려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었으나 그 때 뿐,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 신문만 그럴까? 오히려 인터넷 신문보다 한 술 더뜨는 주요 신문들의 온라인 판들도 많다. 재정이 어려운 인터넷 신문인데도 선정적인 광고를 자제하는 곳도 있는데 유력지들이 왜 그럴까?
오늘 오지랍을 넓혀 대충 캡처한 우리나라 유력지들의 온라인 판의 광고내용이다. 첫 화면은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그런대로 무난하다. 그러나 대문을 지나 안뜰로 들어서면 가관이다. 동아, 한국, 중앙, 경향의 눈쌀 치푸리는 광고들을 무작위로 올려본다. 조선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성관련 문구 아니면 다이어트, 명품, 로또...... 참 한심하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성, 돈, 명품이다.
여기는 좀 낫다. 다이어트, 성형이며 성관련, 돈벌이, 로또, 명품은 별로 없다. 하긴 모른다. 며칠있다. 확 바뀔지.. 돈이 안되면 결국 또 올릴지도 모른다.
여기도 성관련이 많다. 심지어 사진 올려놓은 꼬락서니 좀 보자. 그리고도 언론의 사명, 청소년 교육,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 어쩌구 떠들어댄다.
본문 가운데서 튀어 나오는 팝업광고, 화면의 사이드 바 광고가 스크롤 다운을 쫓아다니는 스토커형 광고, 어떻게든 한번 클릭해 주십사 하는 치사찬란한 광고들이다.
요즘은 개인들도 블로그에 광고를 올린다. 내 블로그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의 애드센스는 개인들의 블로그에 적절하게 광고를 배치해 준다. 혹시라도 블로그의 내용에 선정성이 있으면 바로 경고메일이 온다. 얼마 전에 베네통의 선정성 광고를 나무래는 글을 쓰면서 신부와 수녀가 키스하는 베테통 광고사진을 올렸더니 경고 메일이 왔다. 온라인 광고 돈벌이의 귀재 구글도 자체 기준을 두고 검열을 하고 있다는 표시다.
언론사의 온라인 판들이 페이지 뷰를 높이고 클릭을 유도해서 광고주로부터 돈을 챙기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준을 두라는 얘기다. 아니면 노골적으로 19금 사이트를 오픈하든지...
네이버 지식인에 인터넷 신문들의 선정적인 광고에 대해 정부는 뭘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올려졌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안녕하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입니다.
먼저 건전한 언론환경 조성에 대한 선생님의 관심에 감사드리며, 문의하신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는 헌법과 관계 법령상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며,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 또는 검열은 헌법상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별 언론사들이 기사 또는 게시물은 언론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며,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신문사들의 "편집권"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바 정부에서 언론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만, 포털 등에서 제공되는 뉴스와 그 제목의 선정성 등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과 인터넷 뉴스의 신뢰성 제고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그 심각성을 고려하여 포털 및 관련 업계와의 협조를 통해서 뉴스서비스의 공공성을 위한 자율 규제노력을 계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광고등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2조의2에 의해 금지되며, 헌정질서 위반 등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의 정보를 유통할 시에는 방송통신심의회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이하 생략>
애매하다. 즉 요리 조리 빠져 나갈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뭐가 의료행위고 뭐가 선정적인지 애매하게 꼬는데는 머리 좋은 분들이라 도가 텃을 테다. 영세한 인터넷 신문도 아니고 번듯한 전국지의 온라인 판이 이래서는 되겠는가? 미국, 영국, 일본의 유력 일간지의 온라인 판에도 광고는 있다. 그러나 전체 지면과의 조화를 생각하며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배너광고 한 두개가 고작이다. 온라인 판이라고해서 절대 품위를 잃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유력 일간지는 이제부터라도 품위 좀 지켜줬으면 한다.
(제 블로그에는 원칙적으로 경어를 사용합니다만 오늘 이상하게 평어를 썼나봅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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