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더 나아가 독자들을 감동을 주는지 등의 글쓰기 방법론은 내 몫이 아니니 디지털 세상에서 글을 작성하고 전달하는 도구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먼저 약간 당혹스러웠던 내 기억을 소개한다. 1년 전쯤, 사람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모임에 참석했다. 주제 발표를 하는 분의 명쾌한 설명을 들으면서 놓칠세라 열심히 패블릿에 메모했다. 쉬는 시간에 그분이 힐난조로 내게 말했다. "뭘 그렇게 열심히 메신저를 하십니까?" 그분은 패블릿을 두들기는 것은 메시지를 보낼 때나 쓰는 것으로 여겼고,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음이 틀림없다. 최대한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의도와는 180도 다르게 그분에게 무례를 범한 꼴이 돼버렸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씁쓸하다.


모바일 세상이 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 메모와 노트는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만의 기록 공간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가 없는 환경에서는 종이 메모와 노트를 썼지만, 지금은 모든 기록은 데스크탑과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필기용 종이 제품은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면 그들이 무엇인가를 쓰기 위해 종이를 그렇게 많이 사용할 것 같지도 않다. 물론 디지털 기기에 능숙하면서도 원고지를 고수하는 작가들도 있고, 교실에 들어갈 때 스마트폰을 맡기는 전통을 숭상하는 학교도 아직 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종이 제품인 메모와 노트는 이제 막바지 가쁜 숨을 몰아쉴 뿐이다. 붓글씨가 예술의 차원으로 남아있듯이 종이에 펜으로 쓰는 글씨도 같은 운명이 될 것 같다.


개인용 컴퓨터가 사람들의 생활에 맨 먼저 스며든 것은 아마도 문서(글쓰기) 작업부터일 것이다. 타자기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생활화되지 못하고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업무용 또는 일부 전문 작가들의 글쓰기용으로만 사용됐었다. 컴퓨터가 상용화되기 직전에는 글쓰기 전용의 '워드 프로세서'라는 기계가 나왔고 이 기계도 타자기보다 더 짧은 기간에 몰락했다. 이 기계의 이름이 지금 우리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문서작성 소프트웨어(응용 프로그램)의 총칭인 '워드 프로세서'가 된 것이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워드(Word)'나 우리나라 한글과컴퓨터社의 '한글'등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말이다.


소프트웨어인 '워드 프로세서'도 모바일 시대에서는 그 존재감을 슬슬 잃어가고 있다. 블로그 때문이다. 블로그란 말은 웹상의 기록(web log)이며 web의 끝 자인 b와 기록을 뜻하는 log의 합성어다. 카페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도 넓은 의미의 블로그에 속한다. 블로그의 홍수 시대를 넘어 1인용 미디어로까지 발전하면서 우리는 '워드 프로세서'보다 에디터(editor)에 더 익숙해졌다. - 업무용으로는 아직도 워드 프로세서는 필수다.- 에디터란 웹에서 글을 작성할 때 쓰는 글쓰기 도구를 말한다. 아래 그림이 에디터 화면이다. 위쪽의 메뉴를 보면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블로그 사이트의 에디터 기능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다. 사진을 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약간의 HTML지식만 갖추면 동영상과 오디오를 끼워 넣고 인기 있는 페이스북의 담벼락 글이나 트위터의 트윗을 예쁘게 끼워 넣을 수도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에버노트에 쓴 글을 불러올 수도 있다.


티스토리의 에디터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기능을 가진 에디터도 서서히 모바일 세상의 변화에 주도권을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에디터의 많은 기능을 익히는 것이 꽤 어렵기도 하지만, 모바일 세상에서는 불필요한 기능들 때문이다. 하나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 우리가 종이 책이나 신문에서 보던 사진의 배치다. 사진을 왼쪽이나 오른쪽에 배치하는 기능은 좁은 모바일 화면에서는 불필요한 기능이 됐다.

애써 에디터에서 사진을 왼쪽에 배치하더라도 데스크탑에서만 그대로 보이고, 모바일 화면에서는 사진 밑에 보이게 된다. 최근과 같은 반응형 웹 디자인으로 바뀌기 전의 인터넷 페이지라면 글이 깨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모바일에서의 웹 페이지 접속과 데스크탑에서의 접속 비율이 8:2 정도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위에서 이야기한 만능의 에디터보다는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능을 단순하게 바꾼 웹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소프트웨어라는 표현보다 앱이라는 표현으로 바뀌는 추세다.-


다음 글에서 웹상에서 글을 편하게 작성(발행)하는 대표적인 앱들을 소개해 보기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