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함을 내세우는 글쓰기 도구들이 유행하고 있다. 글을 쓰는 화면 이외에는 산만한 것들을 최대한 제거하여 글쓰기에만 집중하도록 한다는 의도에서다.


이전 글(2015/03/04 - [시니어 단상/시니어 테크] - 디지털 세상의 글쓰기 ①)에서 말했던 막강한 기능으로 무장한 온라인 에디터를 보면 글 쓰는 공간의 위와 옆에 산만한 방해요소들로 가득하다. 티스토리의 에디터를 보자.


이제 위와 같은 에디터는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 등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간편하고 단순한 글쓰기 도구들은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며 최소의 미학을 추구하는 미니멀 리스트들의 입맛에는 맞는 것 같다. 어떤 앱에는 미니멀 리스트들을 위한 글쓰기 도구라는 설명도 따라붙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간결함과 집중 때문만이 아니고 모바일 세상이 이런 도구들의 사용을 부추긴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다양한 글 꾸밈 서식(format)이 모바일 화면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글을 발행하기 이전의 단계, 즉 초안을 쓰는데 좋은 도구들을 몇 개 소개한다.


1. 젠펜

요즘 들어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도구다. 회원 가입도 로그인도 필요 없다. 크롬이나 IE에서 그냥 즐겨찾기만 해 놓으면 된다. 최소한의 글꾸밈 도구는 마우스로 블록을 지정하면 블록 위에 나타난다. 글을 쓰고 앱을 종료하고 다시 열면 바로 직전에 써 놓은 글이 열린다. 공유도 동기화도 되지 않고 모바일 앱도 따로 없다. 쓴 글을 굳이 보관하려면 귀찮게 따로 저장해야 한다. 이런 기능들에 익숙한 사람들은 짜증 날 수도 있다. 기능이 너무 단순한 것이 바로 선(禪) 펜의 매력이다.

http://www.zenpen.io/ 


2. 미디엄 
미디엄이 글을쓰는 화면을 캔버스라고 부르며 깨끗함과 단순한 화면을 시장에 선보인 후, 많은 앱이 미디엄의 흉내를 내고 있다. SNS와 궁합이 잘 맞아 테크 관련 글을 많이 쓰는 내게는 글을 발행하기에 편한 앱이다. 굳이 글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드래프트(초안)모드에서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다. 아이폰용 앱은 제공하지만 모바일에서 진지한 글을 쓰려는 것은 욕심이다. 자동저장, 공유, 협업이 가능하다.

https://medium.com/


3. 드래프트
앱의 이름부터 드래프트(draft; 초안)이다. 블록을 지정해서 글 꾸밈 서식을 지정하는 기능이 없는 대신 오른쪽의 메뉴나 단축키를 이용한다. 미국 쪽에서는 평판이 꽤 좋은 앱이나, 설명이 불충분한 기능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한글 폰트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헤밍웨이 모드라는 독특한 기능은 소개하고 싶다. 글을 쓰다 보면 지금까지 썼던 글을 읽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좀처럼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앱의 헤밍웨이 모드에서는 글을 써내려가는 것만 가능하지 뒤돌아가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단 무엇이든 써내려간다. 띄어쓰기나 맞춤법도 신경을 쓰지 말고 그냥 써내려가라는 것이다. 수정하고 싶어 근질근질해도 수정할 수가 없다. 즉 먼저 쓰고 나중에 수정하기다. 이런저런 생각에 글의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을 때, 또 이미 써 놓은 글의 오타와 띄어쓰기 같은 맞춤법이 신경에 거슬릴 때 한 번쯤은 시도해봐도 좋다. 익숙해지면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자동저장, 공유, 협업기능이 있다. 


https://draftin.com/


4. 에버노트 
클리핑 용도로 주로 사용했던 내가 에버노트를 요즘 좀 더 자주 사용하게 된 데는 에버노트가 판올림하면서 데스크탑의 초기화면을 바꿨기 때문이다. 판올림 후로 글쓰는 화면이 미디엄을 많이 닮았다. 데스크탑에서 오랜만에 접속하면 로그인을 요구하는 등, 글을 쓰는 환경까지 가는데 귀찮은 절차를 거치는 것은 여전하다. 글 꾸밈 서식을 지정하는 메뉴가 젠펜이나 미디엄과 비교하면 꽤 많아진 것을 보자. 워낙 많이들 쓰는 앱이라 다른 사람들과 널리 공유하는 효용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림을 올리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동저장, 동기화, 공유, 협업이 가능하다. 최근에 추가된 메시징 기능(Work Chat 기능)은 에버노트의 욕심이 아닐까 싶다. 에버노트의 주소는 생략한다.


5. 심플노트
시작은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앱이지만 최근의 추세를 타고 웹으로 진출한 앱이다. 모바일에서는 이름 그대로 단순하지만, 웹에서는 글쓰기에 산만한 장애요인이 적지 않다. 왼쪽의 목록과 위쪽의 메뉴들이 그것이다. 나는 모바일에서만 사용하고 웹에서는 동기화된 글을 퇴고하는 데만 사용한다. 초안을 쓰기에는 그리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자동저장, 동기화, 공유, 협업이 가능하다.
 

위에 소개한 도구들 외에도 많은 앱이 있다. 이글의 목적이 다양한 기능보다는 단순함과 집중도를 강조하는 앱들을 소개하다 보니 세세한 기능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사용법은 간단하다. 물론 앱에 따라 간단해 보이는 도구에도 다양한 기능은 숨어있지만 여기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독특하고 편리한 기능을 중심으로 글쓰기 도구들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