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프라하에 도착한 순간보다도 그 이전의 공백이 더 또렷하다.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프라하까지 이어진 두 시간은 기억 속에서 통째로 빠져 있다. 플릭스버스에 올랐고, 내렸다는 사실만 남았다.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사진도, 감각도, 생각도.버스는 예정 시각보다 삼십 분이나 일찍 프라하에 도착했다. 중앙역이라는 안내 방송이 울렸고, 사람들은 일제히 움직였다. 나는 그 흐름에 섞여 캐리어를 끌고 내렸다. 깊이 잠들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잠과 각성의 경계에서 자동으로 반응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의심은 없었다. 기억이 없으면 의심도 생기지 않는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름다운 건물 안에서야 비로소 무언가 어긋났다는 것을 느꼈다. 역사(驛舍)를 잠시라도 숨 돌릴 공간으로 삼으..